주식투자

✍️ 제1장: 바닥이라는 이름의 교실

한주원의 블로그 2025. 5. 30. 13:38

어떤 사람은 바닥을 치면 튕겨 오른다고 말한다.
나는 그 말을 하는 인간을 진심으로 한 대 때리고 싶었다.

나는 다섯 번째 실패를 했다.
사실 실패라기보다는, 그냥 정신이 나간 거다.
퇴직금을, 코스닥 개잡주에 풀베팅을 했다.
결과?
당신도 알잖아, 그 종목 이름을. 지금도 검색하면 나와.
‘횡령 혐의로 대표이사 구속’.

차트도 예뻤고, 거래량도 터졌고, 뉴스도 좋았다.
뭐가 더 필요했을까?
상식이 필요했다.

그날 이후 나는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.
발밑은 한강이었다.
근데 웃긴 건 뭔지 알아?
나는 그때도 차트를 보고 있었다.
폰 배터리는 6% 남았는데, 나는 RSI랑 MACD 보고 있었다.
진짜… 그게 병이다.

내 인생은 그렇게 무너졌다.
그리고 나는 처음 집 근처 다리 밑에서 잤다.
길게 잔 건 아니고, 새벽에 비 오기 전에 일어났다.
마시다 남은 소주병을 흔들어 한 방에 마시면서면서,
‘나는 이대로 죽는 건가’라고 생각했다.

근데, 그때 진짜 웃긴 일이 하나 있었다.
어떤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, 담배를 건넸다.
"차트 보냐?"
"...예?"
"나도 한때 봤어. 이젠 관 뚜껑 덮기 전에 뭐 하나 해보려구."

그 아저씨가 꺼낸 노트에는 20년치 코스피 지수가 손으로 그려져 있었다.
그 순간, 나는 뭔가 느꼈다.
차트는 산이다.
산을 오르듯, 내려가듯… 패턴이 있다.
그리고 나는, 그 산을 오르기로 결심했다.